2026년 2월, 정부와 여당이 13년간 유지됐던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를 손보기로 했습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대형마트도 새벽배송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지금까지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의 영업이 금지됐기 때문에, 온라인 주문을 받아도 새벽에 포장하고 배송할 수 없었습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이커머스 업체만 가능했던 일이죠. 이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도 전국 240여 개 점포를 물류센터처럼 활용해 새벽배송에 뛰어들 수 있게 됐습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 이 변화가 왜 중요할까요?
오늘 내용 빠르게 훑기
- 13년 만에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추진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결정타. 이마트·롯데마트도 240여 개 점포를 물류센터처럼 활용 가능
- 15조 새벽배송 시장 재편 시작 - 물류업계는 환영, 소상공인은 강력 반발, 쿠팡은 10년 인프라 투자로 방어 태세
- 온라인 판매 브랜드의 새 기회 - 대형마트 온라인몰 입점으로 채널 다변화 가능. 단, 의무휴업 유지·수익성 불투명·법 통과 시기 미지수
13년 만에 풀리는 '새벽배송 빗장', 무슨 일이?
유통산업발전법, 뭐가 바뀌나요?
당정청(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은 2월 8일 고위협의회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합의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이렇습니다:
- 현행: 대형마트는 0시~오전 10시 영업 금지, 매월 2회 의무휴업
- 개정안: 전자상거래(온라인 주문·배송)는 예외 허용
쉽게 말하면,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닫아야 하지만 온라인 주문을 받아 심야에 포장하고 새벽에 배송하는 건 가능해진다는 뜻입니다.
왜 지금 규제를 푸나요?
2012년 이 규제가 도입됐을 때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 침탈자'였습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지나면서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24년 기준 매출 비교:
-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전체: 약 30조 원
규제를 받지 않는 이커머스 업체가 규제받는 대형마트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공룡이 된 겁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 일몰을 2029년까지 연장하며 "소상공인 보호"를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11월 쿠팡에서 3,370만 명 규모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정부는 "온·오프라인 규제 불균형"으로 보고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5조 새벽배송 시장, 누가 웃고 누가 우나
급성장한 새벽배송 시장

새벽배송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18년엔 5,000억 규모였지만 2023년엔 11조 9,000억원, 2025년 작년 예상치는 15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000만 명이 넘는 소비자가 새벽배송을 이용하고 있고, 그중 쿠팡 이용자가 1,500만 명으로 75%를 차지합니다.
물류업계의 기회 :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규제가 풀리면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가장 먼저 웃을 것으로 보입니다.
- CJ대한통운: 이미 이마트 새벽배송 물량 전담 중
-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마트 물류 담당
현재 대형 택배사의 새벽배송 매출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CJ대한통운의 2025년 새벽배송 매출이 1,600억 원 정도에 불과한데, 15조 원 시장에서 2%만 확보해도 이익이 1.3%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국 240여 개 대형마트와 수백 개의 SSM(기업형슈퍼마켓) 점포가 새벽배송 거점이 되면, 택배사 입장에서는 배송 효율이 크게 개선됩니다.
소상공인의 우려
반대 목소리도 큽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 단체들은 "쿠팡 견제한다며 대형마트까지 풀어주면 골목상권은 더 죽는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쿠팡 배송기사들의 과로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마트 노동자들까지 심야 노동에 내몰린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로 소상공인 단체들은 법 개정이 강행될 경우 헌법소원 제기도 검토 중입니다.
쿠팡의 긴장감
쿠팡은 표면적으로는 조용하지만, 내심 긴장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새벽배송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전국 점포망을 가진 대형마트가 본격 경쟁자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판도가 크게 바뀌긴 어렵다고 봅니다. 쿠팡은 이미 10년 넘게 6조 원 이상을 물류 인프라에 투자했고, 전국 단위 배송망과 운영 노하우를 갖췄습니다. 대형마트가 이를 단숨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온라인 판매 브랜드에게 이 변화가 의미하는 것
기회: 채널 다변화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 때, 새벽배송을 원하면 쿠팡·컬리·SSG닷컴 정도가 선택지였습니다. 이제 대형마트 온라인몰들이 새벽배송을 강화하면서 판매 채널 옵션이 늘어납니다.
특히 신선식품이나 시간에 민감한 상품을 파는 브랜드라면, 대형마트의 전국 점포망을 활용한 빠른 배송이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SSG닷컴의 경우 최근 새벽배송 무료 혜택을 확대하면서 월간 활성 이용자가 184만 명에서 217만 명으로 18% 증가했습니다. 신규 방문자는 330%나 급증했고요. 대형마트들이 새벽배송에 본격 투자하면, 입점 브랜드 입장에서도 노출 기회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싶다면, 유튜브 쇼핑 같은 새로운 채널과 함께 대형마트 온라인몰 입점도 검토해볼 만합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닌 이유 : 의무 휴업
1) 의무휴업 규제는 유지될 가능성
법 개정안은 "전자상거래는 예외"로 하지만, 월 2회 의무휴업일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쿠팡은 365일 주문이 가능한데, 대형마트는 한 달에 이틀은 주문을 못 받는다면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2) 수익성 검증 필요
새벽배송은 고비용 사업입니다. 야간 인건비, 냉장·냉동 시설 투자, 재고 관리 부담이 큽니다. 실제로 롯데온, GS리테일, 헬로네이처 등은 수익성 문제로 새벽배송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대형마트가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다고 해도, 전국 전체가 아니라 수익성이 검증된 지역과 상품군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3) 법 통과 시기 불투명
소상공인 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법안 통과가 순탄치 않을 수 있습니다. 당장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지, 아니면 더 긴 논의를 거칠지 불확실합니다.
법 개정이 언제,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새벽배송 시장은 계쏙 성장 중이고 대형마트의 온라인 강화 또한 규제와 무관하게 진행 중인 사실입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파는 브랜드라면, 이런 변화를 주시하면서 어떤 채널에서 어떤 배송 옵션을 제공할지 미리 고민해두는 게 좋습니다. 법이 바뀌면 기회는 빠르게 움직이는 쪽에 갑니다.
Edit 이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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